편의점에서 '목까지 시원한 배'라는 음료를 사서 버스에 탔어. 맨 앞자리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가는데, 팝송이 나오는 라디오도 마음에 들고, 문득 고개를 드니 꼭대기가 조금씩 물들고있는 나무들이 금빛 가을햇살에 반짝여서 기분이 좋아. 책을 덮고 조금 더 밖을 보자니, 코스모스도 보여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 아침 겸 점심도 잘 먹고, 여름 이불도 빨아널고, 방과 욕실 청소도 해서 상쾌했어. 매달아둔 홑겹 이불이 커튼 같아 예뻤고, 총총대며 바쁜 와중에도 물을 끓여 커피 마시는 내가 참 나답다는 생각을 했어. 친구의 선물 토스트 키링이 크고 사진보다 더 예뻐서, 가방에 달고 나왔어. 여기에 남자친구가 한눈에 골라 사줬던 흰 니트와 넓은 청바지, 겨자색 컨버스 다 이 날씨에 딱 어울려서 마음에 들어. 마..
오늘도 점심이 좀 늦었어. 그래도 내가 정한 시간까지만 기다리고 바로 나서니 바로 기분이 나아졌어. 미리 생각해둔대로 짬뽕밥을 먹었는데, 들이있는 당면이 탱글탱글해서 식감이 좋았어. 별렀던 홍루이젠에 들러 밀크티와 긴 오후를 위한 샌드위치 살랬는데, 마침 오전 물량 매진이라고 문을 닫더라. 오후에 기회되면 또 들르기로 하고, 어제 봤던 데자와 1+1을 샀어. 그리고 산책하기엔 애매한 시간이라 옆 단지에 그네타러 가는데, 마침 가는 길목에 누가 큰 앤젤트럼펫 나무 화분을 뒀더라. 꽃이 엄청 많고 예뻤어. 그네도 시원하게 타고나니 머릿속까지 상쾌해! 이제 줄넘기도 다시 하고, 그 김에 그네도 가끔 탈까봐.
모처럼 블로그에 이웃 글을 보다가, 봉골레 후기를 보고 파스타가 먹고 싶어졌다. 점심이 늦어져 배가 고팠고 퇴근도 이르지 않을 듯해서 고민은 됐지만, 우선 결정한 대로 힘차게 나섰다. 깜빡하고 아침에 귀걸이도 하지 않고 나섰고, 또 선물 받은 홍차로 밀크티도 만들어마시며 오후 시간을 보내려면 설탕도 가져와야 해 집 근처 비스트로로 향했다. 그런데 카카오맵에서 [영업 중]이라 확인하고 갔는데도, 막상 가보니 이미 다른 가게로 바뀌어있었다. 가는 길에 냉면집 문에 붙은 '돌솥 제육덮밥 개시'를 보고, 혹시라도 비스트로가 닫혀있으면 가려고 생각해뒀기에 되돌아와 제육덮밥을 먹었다. 분식집스러운 두툼한 고기에 기름진 소스를 생각했는데, 뚝배기불고기와 같은 고기를 쓰는지 얇은 고기와 김치를 볶아 얹었다. 메뉴판을 ..
퇴근하니, 새로운 청소년 고양이가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못보고 들어갈 뻔 했는데, 입구 옆에서 야옹대며 와서 내 다리에 몸을 문지르고 다니고 친한 척을 했다. 이시쿠로 유키코의 오늘은 고양이처럼 살아봅시다를 읽었는데, 책에 나온대로 고양이는 소중한 정보를 서로 전해주나 보다. 이 집에 밥 주는 사람이 산다는 걸 이미 아는 듯, 밥 먹으러 종종 오는 두 마리 고양이처럼 태연히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엔 체격도 울음소리도 비슷한 턱시도가 와있는 줄 알았는데, 센서등이 들어오고보니 처음 보는 고등어무늬 고양이였다. 예전에 두 고양이가 친구를 데려온 적 있는데, 그때 본 녀석 같다. 길고양이 평균수명이 4년 내외라는 걸 이번 책에서 봐서, 먹이에만 열중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더 따라오고 쓰다듬어달라는 모습..
점심시간, 국민은행계좌에서 우리은행계좌로 이체할 일이 있어 은행 앞 atm에 들렀다. '개설은행 장애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업점에 문이하여 주십시오.', '재거래 요망(개설은행 BUSY) 확인하세요.'라고 뜨는 걸, 우리은행 전산장애 때문일 줄은 모르고 몇 번이나 해보다가 국민은행 창구로 갔다. '개설은행'이 돈 받을 계좌의 은행인 걸 모르고, 진행이 안되기에 은행으로 쑥 들어가 한참이나 기다렸다. 국민은행에 있었으니, 모두에게 발생한 문제일 거란 생각도 미처 못하고, 내 카드나 계좌에 문제가 생긴 걸로 생각했다. 덕분에 시간은 한참 잡아먹었지만, 책 읽으며 기다려서 시간도 빨리 가고 괜찮았다.오늘은 고양이처럼 살아봅시다국내도서저자 : 이시쿠로 유키코 / 안소현역출판 : 조선앤북 2018.01.29상세..
집에서 김밥 먹었다는 얘기를 듣고, 김밥에 쫄면이 생각나서 간 수유리 우동집. 요즘 속이 별로 안좋고, 오늘 아침 일찍 요가강좌를 접수하러 주민센터에 들르느라 아침 대신으로 챙겨온 구운 계란도 그대로 남아있어, 쫄면(\5,000)만 시켰다. 콩나물과 양배추가 아삭아삭하고 김, 콩가루 덕에 고소했다. 많은 야채 덕인지, 시판 소스처럼 너무 맵고 달고 시지는 않으면서도 맛있다. 매장 TV에서는 여느 식당처럼 뉴스가 나오는데, 모처럼 좋은 기획 뉴스(남북정상회담, 두 정상이 천지 트래킹 예정이라며 천지 영상 송출)가 계속 나와서 더욱 마음 편히 맛있게 식사할 수 있었다. 여유있게 새로 빌린 이시쿠로 유키코의 「오늘은 고양이처럼 살아봅시다-고양이에게 배우는 59가지 행복의 기술」을 읽으며 랜선집사 아닌 독자집사..
가격이 올라 ₩4,200. 단 몇백 원인데도, 가격이 올랐다 생각하니 평소 잘 못하던 사소한 요구를 쉽게 할 수 있었다. 그 덕에 숙주가 더 들어가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기분과 속이 답답했던데다, 도서관에 가는 길목이기도 하고 빠르게 나오는 메뉴라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었다. 식사하며 반납할 책도 끝까지 읽어서 기분이 좋다.내 자존감을 폭발시키는 10초 습관국내도서저자 : 사토 유미코 / 신희원역출판 : 매경출판(매일경제신문사) 2018.04.10상세보기 책에서 자기효능감에 대해서도 짧게 다뤘는데, 나 역시 작년쯤부터 그 해의 사소한 목표를 정해둔 게 자존감을 더 높이는 데 한몫했지 싶다. 괜히 했다 후회할까봐 미뤘던 사소한 일에 '그 해의 미션'이라는 제목을 다니, 결과와 상관 없이 시도한다는 것 ..
속이 좋지 않아 낙지김치죽을 먹었다. 맛도 개운하고, 매장도 조용해서 좋았다. 계산 시 직원분이 웃는 표정으로 눈 마주치며 인사하셔서 기분이 좋았다. 창밖이 보이는 방향으로 앉아, 밝은 밖을 보며 식사한 점도 좋았다. 반은 포장해서, 집에 얼려 두었다. 본죽 통은 전자레인지에 사용 가능한 용기라서, 바로 데워서 먹으면 된다. 내 자존감을 폭발시키는 10초 습관국내도서저자 : 사토 유미코 / 신희원역출판 : 매경출판(매일경제신문사) 2018.04.10상세보기 - 언어화를 통해, 사소한 정보도 지나치지 않는 것 - 이를 통해 자신을 인정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 두 가지가 책에 담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책에 소개된 메타인지 트레이닝의 일환으로, [오늘의 점심을 출근에 나서는 나에게 알려주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