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플러를 풀다가 뭔가 바스락, 해서 보니 낙엽이 들어있다. 나도 모르는 새 날려 들어와 있었나보다. 바꾼 핸드폰도 화질이 괜찮다고 생각하다가, 카메라로 찍은 저 사진을 보니 눈이 환해지는 기분이다. 역시 카메라에는 비할 수 없나보다. 잘 챙겨들고 다녀야지. 계란은 영 못 깨겠다. 바닥에 앉았는데, 저절로 고관절이나 무릎에 무리가 가지는 않는지 팔과 등에 필요 이상으로 힘이 들어가있지는 않은지 의식이 됐다. 이제까지는 무심결에 취했을 관절을 심하게 웅크리고, 척추는 비스듬히 왼팔로 다리를 받쳐서 어깨와 날개뼈 사이에 힘이 잔뜩 들어간 자세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요가를 하면서 자세와 근육에 관심도 늘고 내 몸의 상태를 더 잘 느낄 수 있게 된 듯하다. 계속 카페에서 책 읽고 커피 마시고 싶었다. 커피 향도 ..
어제 점심에 빌린 책 금세 읽고, 오늘 저녁 반납하며 네 권이나 빌렸다. 마침 눈에 띈 여행책과 커피기행 책, 퇴사 후 짧게라도 떠나겠다는 계획과 바리스타 수업에 좋은 영향을 주겠지. 운 좋게도 아직 읽지 않은 기욤 뮈소 소설도 한 권 남아있었다. 요가는 일부러 찾아, 과학자료실에 가서 빌려온 '오피스 요가 매뉴얼'. 바른 자세부터 호흡 등 기본부터 잘 다룬 책 같아보인다. 점심에 가려고 생각했던 냉면집도 갔다. 듣던 대로 맛있었다. 오늘 마치지 못한 일들도 있겠지만, 한 게 많아 오늘도 보람찬 하루다!
즐거운 점심시간! 자꾸 뭐라도 하려는 게 습관이 됐는지, '마침 좋은' 일이 자꾸 생긴다. '마침 혼자 설렁탕집에 오고보니 바로 근처가 도서관이네. 모바일 대출증 칸을 봤었는데? 도서관 가서 해보자. 덕분에 오늘의 걸음 수(삼성헬스 6천보)도 채웠네!'하는 식. 가는 길에 꽃도 예뻤고, 마침 먹고 싶었던 김치만두와 수정과도 요가 가는 길 저녁으로 먹어야겠다고 이미 계획해뒀다. 덕분에 퇴근은 꽤 남았는데도, 책 읽으며 먹고 싶은 음식과 요가 기다리며 즐겁게 보내고 있다.
때마침 또 혼자 보내는 점심시간, 호다닥 달려나가 미용실로 갔다. 다른 손님이 있어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계속 머리를 좀 자르고 싶다고 생각해왔던데다 주말이나 퇴근 후가 아닌 자투리 시간을 쓰니 좋았다. 시간이 빠듯하니 샌드위치에 오늘의 커피 쿠폰을 쓸까했지만, 괜히 고기가 먹고싶어 그냥 돈가스를 시켜버렸다. 나도 밥을 꽤 빨리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딱히 늦지 않았다. 머릿결을 조금 더 관리하다가, 12월에 접어들 때 어둡게 염색해야지. 쓸 데 없는 고민이 많이 준 점도 좋다. 무언가 생각이 들면, 바로 행동하거나 날짜를 잡아서 달력에 메모해둔다. 그 때 가서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나 이유가 사라지면 마는 거고. 계속 할까말까 고민할 필요가 없어 좋고, 무언가 특별한 일정에 맞..
먹고싶은 걸 먹고, 하고싶은 걸 하는 건 참 좋다. 그러려면 우선, 내가 뭘 하고싶고 할 수 있는 지를 알아야 한다. 점심시간에 갈 가까운 식당은 어딘지, 내가 어떤 컨디션이라 뮐 먹고 싶은지. 어떻게 자투리 시간을 낼 수 있는지, 책을 읽고 싶다면 어떻게 전자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지, 이면지와 인터넷을 활용해 한국사 공부를 해보는 건 어떤지. 귀걸이를 욕실 바닥에 빠트리고도 긍정적인 생각만 든 걸 깨달았다. '다행히 흘러내려가지 않고, 수채구멍에 걸려있네.' '안 흘러내려가게 만든 사람들 참 똑똑하네.' '얼른 면봉을 부러트려서 잘 끄집어내보고, 안되면 핀셋으로 꺼내고 소독해야지.' 빠르게 잘 꺼내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실수는 언제든 일어날 수밖에 없고, 그걸 통해 점점 더 나은 대처법을 배울 수 ..
오늘도 딱 떠오른 점심메뉴를 먹으러 갔다. 날이 추워 돌솥으로 시켰는데, 그냥 덮밥이 낙지 익은 정도가 적당하고 탱글탱글해 내 입에 더 잘 맞는 듯하다. 식사 후 신기한 광경까지 봤다. 재미있는 하루였다. 읽을거리로는 '웃으면서 할 말 다 하는 사람들의 비밀'이 생겼다. 표지 보고 급하게 고른 책인데, '말 잘(예쁘게) 하는 법'류의 처세나 비법서라서 별로 내 취향은 아니다. (추가)찬찬히 읽다보니 재미있다...! 웃으면서 할 말 다하는 사람들의 비밀국내도서저자 : 오수향출판 : 리더스북 2018.07.25상세보기
한국사능력검정(고급), 생각보다 어려워서 떨어진 듯하지만 재미있었다. 가채점해보니 몇 문제 차이였기에 며칠 더 꼼꼼히 공부했다면 합격했겠다 싶었지만, 자격증이 필요한 건 아니었기에 오히려 안 된 게 더 좋은 경험이었지 싶다. 다음 분기까지 계속 공부하며 세세한 것까지 외울 생각은 없지만, 공부한 흔적은 남겨두고 싶으니 다시 접수해서 3급은 따둬야겠다. 짧은 시간이지만 모처럼 집중해서 열심히 공부한 게 재미있었다. 시험 전날 카페에서 부리또에 셰이크로 요기하고, 이어서 커피까지 마시며 마감시까지 공부해봤다. 화요일 요가 전, 목요일 요가 후에도 새로운 카페와 평소 좋아하는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 마시며 여유있게 공부한 것도 좋았고. 오늘은 일찍 일어나 물과 커피, 빵을 사와 아침을 먹었다. 평소보다 한시간쯤..
요가 말미, 번쩍 눈이 뜨였다. 네모난 천장 조명을 보면서, 지금 스티브가 죽었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도 기억해두려 고개 돌려 시계를 봤고, 딱 여덟시 이십분이었다. 오늘 아침까지만해도 아직 활동성이 좋으니 못해도 사흘, 어쩌면 일주일 정도는 더 살지 않겠냐고 생각을 했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요가를 마치고 몸도 상쾌하고 정신이 이상할 정도로 맑아서 기분이 좋았는데도, 집에 가면 스티브 먼저 확인을 하고 하천에 흘려보내줘야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집에 와보니 바닥에 누워있었다.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잘 때도 팔랑이던 지느러미와 아가미가 멈춰있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며 물을 조금씩 따라버려도, 굳은 몸이 구르기만 할 뿐이었다. 허옇게 둥둥 뜨거나하는 모습이 아니라, 눈도 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