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참 재밌다. 한국사 고급 강의, 최태성 선생님이 '인생의 배낭을 가볍게 하라'시는데, 고민을 가볍게 하니 마음이 참 편하다. 경제적으로, 그리고 생활도 독립하고 나서야 비로소 스스로 모든 걸 결정할 수 있게 된 듯하다. 작게는 지금 잠깐 잠옷에 점퍼만 걸치고 슈퍼에 다녀올까하는 것부터, 퇴사하고 훌쩍 여행을 다녀와야겠다는 결정이나, 뭔가를 배워 전직해야겠다는 결심까지도. 누구의 동의나 허락이 필요치 않은 건 편하다. 무척 피곤한데도,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 일들이 일상에서 비중을 높여가니 자존감은 훨씬 높아져서 오히려 마음은 덜 지친다. 점심은 늦게 밀가마 칼국수, 굵고 쫄깃한 면도 간간한 국물도 조가 들어간 톡톡 터지는 밥도 좋았다. 저녁은 선물조로 받은 깻잎장아찌며 어묵에 엄마 반찬을 같이 해..
오빠가 사다줬던 산딸기롤과 마늘빵 중 마늘빵 살짝 데우고, 지난 주말 바리스타 강좌에서 직접 내린 에스프레소 얼려두었던 걸로 아이스큐브라떼를 만들어 점심으로 먹었다. 지금은 산책삼아 동네를 돌아 이마트편의점에서 김치만두와 노브랜드 녹차아이스크림 사서 귀가 중. 하천가 풀냄새와 물소리도 좋았다. 지금 큰길가 한편으론 노란색 주황색 메리골드가 풍성하게 펴있고 차소리가 커 흥얼대기에도 편하다. 근처에 새로운 분식집도 두 군데나 발견해서 좋다.
연차와 주말, 회사 나서니 속은 싹 나았지만 왠지 쉬어야 할 것 같아서 포스팅을 안했지.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다시 속이 꼬여서 체할 느낌에 점심 못 먹고, 집에서 잠시 쉬고 들어가며 자바칩 프라푸치노 마셨어. 달달하고, 자바칩 반만 갈고 반은 통으로 얹는 옵션 깜빡하고 선택 안했는데도 적당히 갈려서 씹는 맛도 있고 먹기에도 편해서 좋았어. 다행히 아침에 짬내서 홍루이젠 따뜻한 밀크티에 오리지널햄샌드위치 하나 먹어서, 배고프지 않고 괜찮았어. 고마운 친구, 동료들과 특히 엄마에게 짜증나고 속상할 얘기 해서 미안했지만, 같이 욕해주고, 엄마가 '또라이 퇴치 부적' 사진 보내줘서 프로필 배경으로 하고나니 속이 뻥 뚫렸어. 좋은 것도 좋다고 표현해야 하지만, 싫은 건 더더욱 싫은 티를 내야해! 피로가 막 몰려온..
일상에서 탈출하겠다며, 새벽 여섯시 반에 알람을 맞추고 뛰쳐나왔다. 남자친구 출근을 마중하고, 은행에 가 주거래은행 신용카드를 만들고, 마이너스 통장 상담을 받았다. 비까지 오는 이른 시간이니 은행이 꽤 한산했다. 친절하고 자세히 상담해주셔 좋았다. 출출하고 속은 별로지만 금방 나가긴 싫고, 그래서 먹으면 안된다던 커피에 치즈불닭볶음면을 먹었다. '아프면 말지 뭐, 약도 있는데'하는 마음으로. 그런데 장염이 아니라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맞았는지, 아무렇지도 않다. 하긴, 어젯밤 요가도 괜찮게 했다. 난이도가 확 높아졌는데도. 한능검 책은 가져왔지만 오는 길에만 졸면서 조금 봤고, 지금은 자다깨다하며 알쓸신잡3 유럽편! 하루가 길고 행복하다. 회사를 나서면 하루에도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 여전히 점심..
오늘 난생처음으로 요가를 해봤어! 가끔 따라하는 강하나 스트레칭, 무나 홈트레이닝과 비슷한 자세가 많아서 익숙한 부분도 있고, 재밌었어! 시간 때문에 중급반을 선택해서 걱정했는데, 못 따라할 정도의 난이도도 아니고, 오히려 적당히 힘드니까 더 재밌는 것 같아. 다리나 발 팡팡팡 풀어주는 것도, 집이 아니니 편하게 힘껏 할 수 있고! 집중하기위해 누워서 편하게 취한 자세들도 정말 좋았어. 배경음악과 선생님 목소리가 좋아서 정말 명상하는 느낌도 들구. 옷도 편하고 좋았어. 나올 때, 뭔가 운동하지 않았냐고 잘한다고 해주셔서 또 기분 좋았구. 정말 잘한 선택이야!
앗 어제 쓰다 잠들었어...! 아침에 드디어 홍루이젠 햄치즈 구매 성공했고, 아쉽게도 밀크티는 없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샀어. 덕분에 밀크티 사는 날을 또 기대할 수 있지! 점심은 모처럼 늦지 않게 해물탕 먹었고, 생선살이 고소하고 맛있었어. 저녁에는 퇴근이 늦어져 머리 끝까지 화가 나서, 도저히 먹을 수 없겠다 싶었어. 근데 휙휙 걸어서, 늦었지만 도서관 자동반납기에 책 반납하고 오니 속은 조금 내려간 듯해서 진짬뽕과 호유란(감동란과 비슷하게 촉촉한에 덜 짜더라)을 먹었어. 사람들이 괜히 잠수 퇴사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는데, 먹고나니 그래도 3년은 채우고 퇴사하자는 계획 지키자고 힘을 다시 낼 수 있었어. 지친 채 저녁상 치우지도, 씻지도 않고 쓰러져 자다가 악몽에 깼어. 다시 자면 익몽 이어 꿀 것 ..
스티브에 대해 신기한 점 중 하나는, 의외로 먹을만큼 먹으면 사료를 먹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포유동물조차 적당히 먹을 줄을 몰라 제한급식을 해야한다는 걸 생각하면, 손가락보다 작은 구피가 알아서 양껏 나눠먹는다는 건 더 놀랍다. 며칠 전, 작고 동그란 마리모에 배를 얹고 자고있던 것도 신기했다. 우연일 것 같지는 않고, 아무래도 물고기도 자갈보다는 폭신한 이끼가 좋은 거겠지. 마리모를 조금 더 사야겠다. 가끔 개운죽 이파리에 꼬리를 얹을 때도 있어서, 베타가 침대를 쓰는 것처럼 스킨답서스 잎이나 인공잎을 붙여주면 쓰려나 싶기도 하다. 마리모에서 자는 걸 찍으려니, 귀찮다는 듯 돌아서 자갈이 패인 구석 쪽에서 조금 더 자던 것도 사람 같아서 재미있었다. 요즘은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으니, 수온을 자주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