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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에 대해 신기한 점 중 하나는, 의외로 먹을만큼 먹으면 사료를 먹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포유동물조차 적당히 먹을 줄을 몰라 제한급식을 해야한다는 걸 생각하면, 손가락보다 작은 구피가 알아서 양껏 나눠먹는다는 건 더 놀랍다.
며칠 전, 작고 동그란 마리모에 배를 얹고 자고있던 것도 신기했다. 우연일 것 같지는 않고, 아무래도 물고기도 자갈보다는 폭신한 이끼가 좋은 거겠지. 마리모를 조금 더 사야겠다.
가끔 개운죽 이파리에 꼬리를 얹을 때도 있어서, 베타가 침대를 쓰는 것처럼 스킨답서스 잎이나 인공잎을 붙여주면 쓰려나 싶기도 하다.
마리모에서 자는 걸 찍으려니, 귀찮다는 듯 돌아서 자갈이 패인 구석 쪽에서 조금 더 자던 것도 사람 같아서 재미있었다.
요즘은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으니, 수온을 자주 확인해야겠다.
서로 생활 영역이 확실히(당연히) 구분되어있다는 점이 물고기의 매력인 듯하다. 만질 수 없더라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스티브는 물 밖의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본가의 암컷 구피 스티치는 가끔 스트레스로 눈이 까매진 듯한 모습을 잠깐씩 보이는데, 스티브는 맨 처음 왔을 때 이후론 그런 모습도 전혀 없이 잘먹고 잘자고 잘지내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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