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s now or never
회사 다니면서 살짝 굽은 어깨가 되고, 어깨가 앞으로 말린만큼 날개뼈 사이 근육이 경직되고 불편했다. 오늘도 목부터 어깨까지 뻣뻣하고 무서워서 피곤했는데, 상체를 젖히고 풀어주는 동작을 많이 했더니 금세 가뿐해졌다. 쟁기자세~물구나무 후에는 거의 무중력처럼 느껴질 정도로 몸이 가볍고 개운했다.
코어 근육으로 중심 잡는 것도 늘었고, 나쁜 기운도 다 털어내듯이 팔다리 툴툴 털고 탁!내려놓으니 정말 마음 속까지 시원했다. 약간 있던 두통도 말끔하고 기분이 좋다. 늦게 와서, 몸이 녹기도 전에 시원한 상태로 요가를 시작하니 느낌이 또 달랐다. 시원하고 너른 전나무 숲이며, 눈 내린 풍경을 떠올리며 생각을 쉬었다.
허벅지 안쪽, 배꼽, 엄지발가락에 꾹 힘을 주니 중심잡기가 훨씬 편했다. 확실히 처음보다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할 게 많아 머릿속이 어지러웠는데, 집중하려고 노력하니 햇살 아래 작고 노란 소국 들판이 '네 마음대로 해'하고, 밤하늘에 별빛을 쏘아올리는 작은 꽃이 '다 괜찮아'했다. 열이 나고 답답하던 마음도 가라앉고, 올 때와 같은 가방인데 훨씬 가볍게 느껴진다.
오늘 점심시간은 그저그런 동태탕에 영 별로였지만, 오전시간보다는 나았다. 오후는 더 괜찮아서, 만화 삼국지를 읽으며 여유롭게 보냈다. 저녁시간이 되니, 차오를 가느다란 손톱달이 크고 예뻤다. 지하철 밖으로 새초롬한 듯, 보일락 말락 흔들리는 달을 보며 좋아하는 요가를 하러 가고 있다.
무릎 꿇고 앉아 양 손 어깨넓이, 손과 정삼각형 되게끔 조금 앞쪽 중앙에 정수리. 팔꿈치 벌어지지 않게, 수평으로 딱! 힘주고, 한쪽씩 무릎~정강이를 윗팔뚝 뒤(위)에 얹는다. 여기에서 위로 쭉 펴는 것까지 하면 물구나무 완성! 그런데 나는 아직 팔뚝에 무릎 얹는 것부터 안됐다. 덜렁덜렁 자꾸 옆으로 떨어지려고 했다. 무릎보다 가는 팔에 얹는다는 느낌보단, 물구나무로 나아가기 전 살짝 얹는 느낌이 더 좋을 것 같다. 다시 연습해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