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 요가, 역시 꼼꼼하고 구체적인 설명으로 잘 할 수 있었다. 건물이 완성된 듯(자세를 잡은 후, 힘주어 버티는 건 아니지만 움직임이 멈춘 상태) / 거울에 비추어보듯(풀어지는 곳을 관망할 때) 등의 표현도 쉽게 와닿았다. 단정적이지 않고, 긍정적인 표현을 주로 쓰시는 것도 좋았다. 비뚤어진 쪽이 저리거나 더 풀리는 느낌은 딱히 못느끼겠다고 해도, 성격이 좋아도 불편을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씀하셔서 듣기에 좋았다. 저녁 일반 요가는 모처럼 간 건데, 확실히 전보다 안정감 있게 동작이 되고 더 효과적이라 느껴졌다. 명상요가 수련 시 더 자세한 설명과 교정을 받아서 그런 듯하다.
아침에 커피를 내리고, 팬케익과 바나나, 헤이즐넛시럽 그리고 양배추샐러드를 먹었다. 원두를 직접 갈고, 1구짜리 스토브로 커피물도 데우고, 좁은 조리대에서 반죽도 하다보니 차리는 데 거의 한 시간은 걸렸다. 그래도 정성스럽게 차려 먹는 건 기분이 좋다. 마스다 미리의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를 빌려왔다. 자꾸만 뭔가를 확정하고 더 빨리 뛰려고 하는 걸 조금 늦추고, 모처럼 생긴 휴식을 충분히 즐기고 여유있게 생각하고 싶어서. 책이 나이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하는데, 가족들과 내 성장에 대해 얘기한 게 떠올랐다. 자전거도 배우고 배드민턴도 잘 치게 되다니, 내 운동신경이 좋아지다니 신기하다는 엄마에게 동생이 "누나나 나는 아직 자라는 중이라 그렇다"고 했다. 잠시 동생이 어려서 그렇다고 생각했다가, ..
일찍 일어나 오전, 낮 수련에 모두 참석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피곤해서 미루고 더 쉬다, 지금 낮 요가를 가고있다. 그럼에도 스스로 실망스럽지 않다. 피곤했으니 그럴 수 있고, 내일도 종일 요가할 수 있는 날이니 내일 더 하면 된다. 바나나를 먹고, 쉬다, 감기약을 먹고, 아점. 가염버터와 딸기잼을 바른 토스트, 직접 내린 커피, 후식으로 플레인요거트. 창을 활짝 열어 따뜻한 햇볕과 신선한 공기가 들어와 기분이 좋았다. 찰랑찰랑 짧은 단발도 편하고 마음에 든다.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면 거슬릴 것 없이 시야가 훤해진다. 진달래며 개나리가 활짝 핀 풍경도 멋지고, 요가복에 주머니에 책이 들어가는 점퍼차림으로 있자니 더없이 편안하다. 앞으로도 스스로 속박하거나 부담갖지 않도록 하자.